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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고, “선배들이 다져놓은 전통과 역사를 지닌 명문 축구부, 올해만큼은 반드시 명예회복을 이룬다."
기사입력 2020-07-02 오후 12:32:00 | 최종수정 2020-07-09 오후 12:32:52

▲제2의 박주영을 배출한다. 노랑색의 청구고 유니폼을 입은 자체가 자긍심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청구고 축구부원들은 선배들이 이뤄 놓은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단결력과 조직력을 배가 시키는데 누구하나 주저하지 않는다. 올 시즌 남은 전국대회 2개 모두 상위입상을 목표로 달린다. ⓒ K스포츠티비  

청구고
(교장 설승환/대구광역시 동구 국채보상로 827번지)는 축구부 성적이 좋은 해엔 학생들의 대학입시 성적도 좋다고 한다. 그 정도로 청구고 축구부는 학교의 상징이자 학생들의 사기에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축구명문교인 청구고는 학교에서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만큼 큰 것임을 어림진작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축구라는 운동은 월드컵에서 보다시피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하는 스포츠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된 종목이다. 따라서 축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까지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들 대구는 구도(球都)’라고 한다. 대구시민들이 야구를 좋아하고 걸출한 야구스타들이 많이 배출된 탓에 붙여질 이름이다. 그러나 이젠 이 명칭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DGB대구은행파크구장이 개장되면서 대구는 축구팬들이 상당히 늘어났다. 이제 야구팬들보다 축구팬들이 더 많은 게 기정사실이다. 사실 대구는 70년대 초중반만 해도 축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축구팀도 많지 않았는데다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배출되지 않아 시민들의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구고 축구부가 창단됐지만 그 꽃을 활짝 피우는데다 거의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변병주(전 대구FC 감독), 박경훈(전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활약으로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전성기를 구가하던 청구고 축구부는 이후 다소 침체기를 보이다 2000년 이후 김동현(은퇴), 박주영(FC서울) 등 걸출한 스타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중흥기를 맞았다. 박주영 졸업 이후에도 청구고는 금강대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전국규모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라 축구명문교의 명성을 이어왔다. 청구고 축구부는 지난 1972년 당시 서경윤 교장의 축구열 덕택에 빛을 보게 됐다. 1964년 설립된 청구고를 1971년 인수한 류규평 이사장은 자신의 맏사위로 당시 서울 한양여고에 근무하던 서경윤씨를 교장으로 데려왔다. 한양여고 재임시절부터 축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고 있던 서 교장은 취임한 다음해인 7211월 축구부를 창단하게 된다.

2003년 청구고 3학년 재학당시 박주영(사진 왼쪽)은 5개 전국대회에 참가한 가운데 22게임을 통해 무려 26골로 기록하면서 대구문화관광부장관배, 금강대기, 대통령금배 등 3개 대회 득점왕을 싹쓸이했다. ⓒ K스포츠티비

그러나 창단은 했지만 축구저변이 넓지 않았던 대구에서 우수선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던 당시 형편이었다
. 청구고는 이 때문에 타 지역에서 우수선수를 스카웃하는 적극적인 축구부 육성책을 써 마침내 창단 2년만인 74년 전국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다. 74년 문교부장관배 전국고교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75년엔 청룡기배 전국고교축구대회, 대통령금배전국고교대회, 전국대회우승팀초청 포철회장배대회 등에서 우승하며 실력 있는 신생팀으로 축구계에 명함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 당시에도 걸출한 스타 선수는 없었다. 국제심판으로 활약했던 전영현(10), 김진옥(11)씨 등이 당시 활약했던 선수였다. 청구고 축구부가 꽃을 피운 것은 14회 졸업생들이 주축이던 79년과 80년이었다. 당시 선수로는 박경훈을 비롯해 변병주, 백치수, 백종철 등 쟁쟁한 멤버였다.

이들은 대통령금배 우승을 비롯하여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고교대회 3연패 등 당시 전국규모대회를 석권하며 청구고 축구부를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다. 당시 변병주와 박경훈의 활약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일화들이 있다. 파주 출신인 변병주가 스카웃돼 청구중 3학년에 다닐 때다. 당시 청구고가 대회에 출전했는데 왼쪽윙을 보던 선수가 다쳐 대타로 중학생이던 변병주를 내보냈는데 이 경기에서 무려 3골을 뽑아내며 팀을 우승으로까지 이끌었다. 이때 타 학교 감독들이 변병주가 중학생으로 고교대회에 출전했다며 부정선수라고 항의, 우승기를 반납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특출한 실력을 가졌었다. 당시 축구강팀이던 파주공고에는 왜 변병주를 놓쳤느냐는 파주 시민들의 항의가 들어올 정도였다고 한다.

8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청구고 축구부는 이후 걸출한 스타 없이 축구명문팀의 체면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전국대회에서 우승한다. 그러나 비록 과거 전성기 때만은 못해도 청구고 축구부는 올림픽과 국가대표를 역임한 우수한 선수를 계속 배출했다. 김동해(19, 우석대 감독), 박창현(홍익대 감독), 강정대(24, 청구고 코치), 황연석(25, 전 대전 코치), 이원식(26, 전 제주 U-18감독), 신동근(전 성남), 이승현(전 수원FC), 남준재(제주) 등이 청구고 출신이다. 또 이영철(21), 은종복(21) 등은 선수생활을 거쳐 국제심판으로 활약했다. 이들 외에도 많은 졸업생들이 지금도 축구계에 몸담고 있고, 현재 대구광역시를 이끌고 있는 권영진 시장도 청구고 출신이다.

한동안 빛을 바래든 청구고 축구부는 2000년대 들어 두 스타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한다. 1년 선후배 상이로 초등학교와 중고를 나란히 다녔던 김동현(37)과 박주영(38)이 바로 그들이다. 반야월초를 나와 청구중고에 앞서거나 뒤서거니 다녔던 두 선수는 2000년대 한국축구사를 다시 쓰게 한 슈퍼스타였다. 박주영에 비해 신체조건이 좋았던 김동현은 중고시절만 해도 박주영이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2002년 청소년대표로 출전했던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김동현은 MVP를 수상했고, 곧이어 ‘21세기를 이끌 인재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고교시절을 보냈다. 김동현은 한양대와 수원삼성을 거쳐 상무에서 활약했으나 불법도박 등으로 비참하게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올 시즌 팀의 맏형들인 3학년생들의 모습, 이들은 이번 8월과 9월 전국대회를 통해 반드시 상위입상을 이뤄내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 K스포츠티비

중고시절 김동현에 가려졌던 박주영의 진가는
2004년 마침내 빛을 낸다. 200410월 청소년대표로 출전한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박주영은 팀 우승과 함께 득점왕, MVP를 휩쓸었다. 그해 박주영은 아시아축구연맹이 선정하는 올해의 청소년상을 수상했고, 다음해는 아시아8개국청소년축구대회에서 역시 팀우승과 MVP, 득점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축구신동 박주영에 대해 청구고 한 관계자는 주영이가 뛸 때는 우리가 두세 골 차로 지고 있어도 걱정을 안했다. 주영이가 볼을 잡으면 항상 골 같은 슛을 만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것이라 믿었고, 실제 그렇게 이긴 경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스포츠는 항상 스타 플레이가 있어야 사랑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청구고가 배출한 걸출한 축구 스타들은 과거 한국축구 발전을 견인했고 미래의 한국축구에서도 분명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구고는 기라성 같은 스타플레이어 선-후배님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다. 워낙 축구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상황이라 모교에서 감독을 맡는다는 자체가 부담이 크다. 예전 제가 선수로 활약할 때와 비교해 요즘 들어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게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축구부 OB -후배님들이 축구부에 대해 많은 신경을 써주신다. 학교 측에서도 축구부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주고 계시다. 학교 측에서 관심을 가지다보니 총동문회에서도 많은 힘을 실어주신다. 프로산하 유스 팀들이 창단되면서 학원축구가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스카웃 경쟁에서 매번 밀리다보니 장래성이 있는 선수들을 스카웃해 키우고 있는데, 사실 한계가 많다. 하지만 청구고 축구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과거 명성에 비하면 하염없이 미흡하지만, 꾸준히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대회가 순연되면서 올 시즌 제대로 된 평가를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닥치기 전 청구고는 학교 자체훈련과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피지컬과 체력 강화 등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지난 시즌 승부처마다 실점률이 빈번했던 원인이 바로 체력 저하로 인한 집중력 결여였기에 동계훈련 내내 선수들의 체력과 피지컬 강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구고의 전략은 하나둘씩 실효를 거두는 모습이다. 선수들이 전지훈련 기간 동안 체력적인 부분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최근 들어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고학년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주축 선수들도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높이는 등 올 시즌 구상이 제법 잘 이뤄지는 편이다. 아직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아쉽지만, 팀 조직력이 점차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고 있어 김용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근심도 덜해졌다.

▲올 시즌 어떤 팀과도 해볼만하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 경기에 대한 총평을 전달하고 있는 김용범 감독과 강정대 코치,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지난 시즌까지는 신중
(대구FC 입단)을 주축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청구고는 올 시즌은 묵직한 '방패'로 전체적인 밸런스 안정을 꾀하고 있다. 지난 시즌 고학년 형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한 센터백 한승훈과 변준석, '거미손' 192cm 장신 골키퍼 권영준(이상 3학년) 등이 버틴 수비라인은 '통곡의 벽'으로 불려도 손색없다. 이들 모두 경기 경험과 리딩력 등 모든 면에서 완숙미가 더해지고 있어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역습의 날카로움 가미는 청구고가 역점에 두는 레퍼토리다. 공격의 무게감이 이전보다 다소 반감됐다는 평가라 수비 안정을 꾀한 뒤 빠르게 상대 뒷공간을 무너뜨리는 패턴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오는 8월과 9월 전국대회에서 득점력 향상이야말로 청구고가 목표로 하는 상위 입상의 큰 '키워드'. 이를 최영민(3학년)이 해결주길 김 감독은 내심 기대하면서 이도협에게도 한 방을 기대한다. 여기에 중원에서 공수 조율을 도맡아 줄 전우진(2학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시즌은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테크닉 등은 나쁘지 않았지만, 체력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러다 보니 리그경기와 전국대회 모두 결과물이 좋지 못했다. 올 시즌은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과 피지컬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학교에서 자체 훈련을 하다가 전지훈련지로 이동해 체력훈련과 연습경기를 소화했는데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많이 얻었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도 이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느낀다. 올 시즌은 수비라인의 무게감이 탄탄하다. 이제 대회까지 1달가량 남았는데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만 회복되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우리 색채만 잘 보여주면 어느 팀에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공격적으로 운영을 했다면 올 시즌은 수비 안정을 꾀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는 패턴을 준비할 생각이다."

"수비가 미흡했던 지난 시즌이었다면 올 시즌은 수비력에 비해 공격 무게감이 떨어진다. 아직은 팀 완성도가 60%에 불과하다. 대회 때까지 남은 기간 조직적인 부분을 좀 더 맞춰야 될 것 같다. 올 시즌 골키퍼 ()영준, 센터백 ()승훈, 미드필더 ()우진, 스트라이커 ()영민이 등이 팀의 주축으로서 제 역할을 잘해주리라 믿는다. 영준이는 침착함과 캐칭 능력, 승훈이는 파워와 맨마킹, 수비 리딩력 등이 탁월하다. 우진이는 개인 테크닉과 패싱력, 센스 등이 뛰어나고, 영민이는 볼 터치와 드리블, 슈팅력 등이 발군이다. 주축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해본다. 매일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청구고 타이틀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모교인 청구고 감독으로 아직 전국대회 우승 샴페인을 맛보지 못했다. 내가 언제까지 청구고에 몸담을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에는 꼭 전국대회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모교 축구부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하는 청구고 김용범 감독 ⓒ K스포츠티비

2013
년부터 모교 청구고 지휘봉을 잡은 김용범 감독은 8년이나 몸담으며 40대 자신의 청춘을 모두 쏟아 부었다. 축구 감독 이전 모교선배로서 선수들과 접근하는 김 감독은 청구고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인성 함양을 통해 인재 양성에 발 벗고 나서는 중이다. 근면, 성실 등을 갖춰야 축구선수 및 사회인으로서 올바른 성장을 꾀할 수 있기에 관용 정신과 '()' 등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에 대한 굶주림은 누구보다 강하다. 과거 고교축구 판도를 호령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정상권과 조금씩 멀어져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에 전국대회 우승 샴페인으로 자존심을 지킬 태세다. 올해는 팀 구색이 어느 정도 맞춰진 만큼 집중력만 잘 유지하면 못 이룰 목표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포스트 박주영' 배출로 한국축구의 질 향상을 도모하려는 김 감독의 '장기 프로젝트'가 어떤 결말을 낳을지도 관심이 증폭되는 실정이다.

"대구광역시 권영진 시장님도 저희 학교 출신이고, 학계, 정계, 재계,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구고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다. 저 역시도 청구고가 모교이며 모교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 등이 강하다. 제자 이전 후배들이기에 현재보다 미래가 중요하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프로나 대표급 선수로 거듭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 부분을 많이 주시키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없기에 운동 외적으로 인성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지도자와 직장인 등 다양한 직종을 택할 수 있기에 예의범절과 성실함 등을 많이 강조한다. 인성을 잘 갖춘 선수들이 롱런할 확률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는 학생 신분으로서 학교생활도 충실하는 것이 올바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 이제 나이도 50대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보낸 세월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때가 종종 있다. 청구고 감독으로 아직 전국대회 우승 샴페인을 맛보지 못했다. 내가 언제까지 청구고에 몸담을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에는 꼭 전국대회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모교 축구부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이상 청구고 김용범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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