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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상어' 박성배 감독, 햇병아리 FC OSAN U-15를 '1류 클럽'으로 탈바꿈..."중학교 연령은 개인 기술 연마가 필수"
기사입력 2015-10-25 오전 2:01:00 | 최종수정 2015-10-28 오전 2:01:05

▲기존 학원축구 강자들을 제압하고 '2015 대교눈높이 전국 중등 축구리그' 권역리그 2연패를 차지한 FC OASAN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파워풀한 움직임을 바탕으로한 묵직한 플레이 스타일과 강인한 외모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흑상어' 박성배(40).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파이터' 기질과 남다른 골 결정력 등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그가 클럽팀인 FC OSAN U-15(경기)에서 지도자 인생을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다. '눈물 젖은 빵'을 씹은 선수들을 '원 팀'으로 끌어모은 것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테크닉과 기술 등 완성에 포커스를 맞춘 지도 철학으로 팀을 당당하게 클럽축구의 선두주자로 올려놓으며 성공 신화를 써내리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 뛰어난 골 결정력과 파워풀함으로 많은 팬들 사랑 독차지

▲프로축구 K리그 전북현대 시절 김도훈(인천유나이티드) 감독과 함께 K리그 대표하는 막강한 투톱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박성배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청주대성고
(충북)-숭실대 출신인 박 감독의 현역 시절 쌓아올린 '스펙'은 말 그대로 화려함 그 자체다. 고교 3학년이던 1993년 백록기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박 감독은 숭실대 입학 후 U-19 대표와 대학선발 등을 고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았다. 뛰어난 골 결정력과 함께 스크린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파워풀함은 차세대 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를 함께 달았을 정도였다. 숭실대 4학년이던 1997년 이탈리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동기인 안정환(MBC 해설위원. 당시 아주대), 안선진(부경고 감독. 당시 고려대) 등과 함께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였다. 프로팀들의 러브콜은 어찌보면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1998
년 전북에 2순위로 입단하며 프로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은 박 감독은 프로 데뷔 첫 해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데뷔 첫 해인 199832경기에 나와 12-3도움으로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서 맹활약을 펼치며 당시 중위권에 맴돌던 전북의 든든한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 해 안정환, 이동국(전북 현대), 고종수(수원 블루윙즈 코치) K리그 최고의 '트로이카'들과 함께 신인왕 경합까지 벌이는 등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선보였다. 이듬해에도 30경기에 나와 11-1도움을 올리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깬 박 감독은 20세기의 종말인 2000년 선배 김도훈(인천 유나이티드)J리그 빗셀 고베에서 유턴하며 최고의 파트너십을 연출했다.

특히 김도훈과의 막강한 투톱은 당시 K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칭송받을 만큼 대단한 위용을 자랑했다. 위치 선정과 센스 등이 탁월했던 김도훈으로 인해 상대 수비로부터 견제를 어느 정도 벗겨낼 수 있었고, 프로 무대에 대한 면역력도 증대되면서 자신감이 한껏 붙었다. 32경기에 나와 11-3도움을 기록한 박 감독은 그 해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도 이끌며 꾸준함을 잃지 않았다. 팀이 당시 부천 SK(제주유나이티드의 전신)에 밀려 챔프전 진출에는 이루지 못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가 총망라되는 FA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를 토대로 A대표팀에도 승선되는 등 탄탄대로를 거듭하는 것처럼 보였다.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던 박 감독의 앞길에 제동을 건 요소는 바로 부상과 슬럼프였다. 2001년을 기점으로 기록이 곤두박질을 친 박 감독은 2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 등 온갖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프로 입단 후 최대 시련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2002년 에드밀손이라는 걸출한 용병까지 등장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졌다. 부상과 슬럼프 등이 계속되면서 자신감은 뚝 떨어졌고, 프로 초창기 때 보여줬던 폭발력 역시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상무(국국체육부대)에서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프로 입단 후 첫 이적이라는 충격적인 통보가 박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용병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짙었던 전북의 구조에서 박 감독이 설 자리는 좁았다.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했던 박 감독으로선 변화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2005년 부산으로 이적하며 프로 입단 후 첫 이적 통보를 받은 박 감독은 25경기에 나와 7-2도움을 기록하며 힘찬 날갯짓을 펴는 듯 했지만, 이듬해 부상 악령이 덮치면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이후 수원(2007)과 영 하트 마나와투FC(뉴질랜드. 2008~2009), 용인시청(2010) 등을 거치며 선수 수명을 이어갔지만,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이전의 폭발력을 기대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따랐다. 결국, 박 감독은 2010년 용인시청을 끝으로 '파란만장'했던 현역 시절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누구보다 창대하게 프로 무대의 시작을 열었지만, 현역 말년 시절의 마무리는 다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나 역시도 10년 가까이 프로 생활을 했는데 선수는 항상 타이밍을 잘 맞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이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숙명이나 다름없는 단어다. 부상을 방지하는 부분도 정신적인 부분의 영향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역시절 팬 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다시 현역시절로 되돌리면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를때도 있지만,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 운동을 시작하는 선수들과 나의 제자들에게는 내가 겪은 아픔을 되풀이해주고 싶지 않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유소년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후진 양성에 발벗고 나서는 것이 나에게 가장 옳은 방법이다."

"특히 현역시절 김도훈 형님과 파트너를 이뤘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 형님이 워낙 현역 시절부터 커리어가 좋으신 분이었고, 3년 동안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 형님과 나를 놓고 K리그를 대표하는 막강한 투톱이라는 과분한 수식어도 붙여주셨다. 형님은 인간미가 넘치시고 성품도 정말 뛰어나신 분이시다. 형님과의 시간은 지금도 나에게 큰 추억이다. 지금 인천 감독으로서 어려운 여건임에도 팀을 성공적으로 이끄시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배울 부분이 많은 형님이다."

축구 유학으로 지도자의 혹독함 절감 - 클럽팀 FC OSAN U-15 감독으로 본격적인 도전 '스타트'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로 뛰어든 박 감독은 2011년 뉴질랜드 U-19 대표팀 선수들을 6개월 가량 임시로 지도하며 지도자 세계의 혹독함을 절감했다. 운동에만 전념했던 선수 시절과 달리 모든 것을 감당해야 되는 지도자의 역할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런 박 감독에게 뉴질랜드 축구의 비약적인 발전 속도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에 가까웠다. 합숙 문화로 인해 육체,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한 한국과 달리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뉴질랜드 축구의 시스템은 단연 눈에 띄었다. 자유 속에서도 남다른 승부 근성과 규율 등을 중시하는 뉴질랜드의 축구 문화는 '초짜' 지도자인 박 감독에게 좋은 씨앗이나 마찬가지였다.

"은퇴 후 호주와 뉴질랜드 등지에서 가족들과 22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배운 부분이 많았다. 그 중 뉴질랜드 U-19 선수들을 6개월 동안 지도하면서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다. 뉴질랜드는 저녁 8시만 되면 운동 후 부모님께서 오셔서 선수들을 데려가는 문화가 잘 확립됐다. 운동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한국 문화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가장 눈에 띈 것은 승부욕이다. 자유 속에서도 승부욕을 발휘하는 모습은 오히려 한국 선수들보다 낫다는 것을 느꼈다. 축구라는 것이 만국 공용이나 마찬가지인데 승부 근성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하나로 뭉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지금 돌이켜보면 뉴질랜드에서의 22개월은 나에게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선진화에 근접하려면 창의성과 성실함 등이 결합되야 한다는 메시지도 심어줬다."

22개월 간의 축구 유학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박 감독은 2013년 신생팀 FC OSAN U-15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았다. 학교 안에서 숙식과 운동 등이 모두 이뤄지는 일반 학원팀과 달리 운동장과 숙소 확보, 월셋값 지불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결해야 되는 클럽팀의 지도자로서 업무를 진행하는 작업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클럽팀의 경우 전학과 팀 적응 실패 등 각기다른 사연을 토대로 '눈물 젖은 빵'을 씹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오합지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함께했다. 그와 함께 엘리트 위주의 문화가 관습이 된 한국 사회의 구조도 팀의 골격을 입히는데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했다.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었던 클럽팀 감독 초창기였다.

그러나 박 감독은 남다른 사연을 안은 선수들을 활발한 소통으로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는데 주력했다. 아직 사춘기인데다 감정 변화의 폭도 크기에 질책보다는 자신감을 최대한 북돋아주며 어린 선수들이 축구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데 많은 투자를 거듭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이전 소속팀에서 남모를 설움을 겪은 선수들이 박 감독을 만나면서 잠재력이 거짓말처럼 폭발하게 된 것이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창의성과 테크닉 등의 완성을 중시하는 박 감독의 지도 철학은 축구에 대한 흥미를 저절로 고취시켰고, 하고자하는 의욕과 강한 정신력 등도 가미되면서 또래들에 뒤지지 않는 레벨로 우뚝 섰다. 이러한 문화가 하나둘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FC OSAN U-15로 발길을 쇄도하는 선수들도 부쩍 증가했다.

"이제 클럽 창단 3년차를 맞았는데 우리 팀 선수들 대부분이 나름대로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상처를 많이 받은 선수들이다. 팀에서 상처를 받거나 운동을 그만뒀다가 다시 시작하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분 선수 등 사연을 말하자면 셀 수 없을 정도다. 마침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도 많았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전달 사항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 굉장한 공부가 됐다. 초창기 때는 어려움이 너무 많았지만, 나름대로 코칭스태프들이 많은 노력을 하면서 하나둘씩 인원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주변에 입소문은 절로 퍼졌다. 지금 중학교 연령대는 선수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들의 관심은 물론, 선수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나 역시도 아직 지도자로서 배우는 입장인데 그런 측면에서는 모든 분들께 고마움이 많다."

FC OSAN U-15는 여느 팀들과 달리 체력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한창 성장기에 무리하게 체력 운동을 해서 성장을 가로막는 것보다 패스와 볼 컨트롤 등 축구의 기초 요소를 집중적으로 지도하며 선수들의 능률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지나친 입시 문화로 인해 성적 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에서 선수 개개인의 성장을 우선시하는 FC OSAN U-15의 훈련 시스템은 대단히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훈련 시간도 1시간20~30분 내외로 진행할 만큼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며 많은 훈련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증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창의성도 끌어올리며 팀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는 남다른 사연을 안은 선수들의 성격 개조까지 이끄는 놀라운 마법을 연출했다. 눈 앞보다 먼 미래까지 내다보는 박 감독의 '플랜'은 단연 높은 평가를 내릴만하다.

"뉴질랜드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볼을 많이 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래서 훈련 때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이 패스와 볼 컨트롤, 드리블 등이다. 우리 팀이 다른 팀들과 달리 체력 훈련을 하지 않는데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체력 훈련을 원하는 선수들은 없다. 나 역시도 체력훈련보다는 볼과 가까워져야 훗날 성인 무대에 있을 때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테크닉과 패스, 컨트롤 등에 집중하면서 창의적인 부분도 끌어내려고 한다. 선수들이 그런 측면에서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볼을 많이 접하다보니 그라운드에서 창의적인 부분도 잘 나오는 것 같다. 중학교 연령대에서는 개인 기술 연마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 같다."

"성장기 선수들은 파워가 붙기 전까지는 볼을 가지고 훈련을 많이 해야된다. 그래야 성인이 될 때 기량차가 줄어든다. 우리 팀이 클럽팀이라도 부모님들의 열정이 워낙 많으시고, 선수들 또한 의욕이 대단하다. 훈련 시간을 1시간30분 내외로 하고 있다. 내가 가장 집중적으로 체크하는 항목이 바로 선수들의 감정이다. 기량도 중요하지만, 성격이 그라운드 안에서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1시간20~30분 가량 훈련을 하는데 기질이 없다면 운동선수로서 성장하기 어렵다. 싸움닭 기질을 갖춰야 성장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내가 그동안 선수들을 많이 지켜보면서 느낀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을 수 없기에 선수들을 매일 케어하는 편이다. 정신적인 부분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심어준다."

'햇병아리' 클럽에서 당당하게 '1' 클럽으로 군림한 FC OSAN U-15 - 성적과 진학 모두 'A+'

▲지난해 8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제 50회 추계 한국중등축구연맹전'에서 사상 첫 일반 클럽팀 우승을 이끈 박성배 감독이 선수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스포츠서울

기존 팀들과 차별화된 훈련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 지난 시즌 추계연맹전에서 초--고 클럽팀 사상 최초로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대위업을 작성했고, 창단 처음으로 권역 리그까지 품에 안으며 '언더독의 반란'을 제대로 써내렸다. 이전까지 아무도 거들러보지 않은 팀이 박 감독의 열성적인 지도 아래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제대로 탈바꿈했다.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에서 창의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뛰어난 습득력을 발휘하며 기존 명문팀들과 대결에서도 크게 뒤떨어짐이 없었다. 이는 경기운영의 묘도 한층 끌어올렸고,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은 플러스 알파였다. 이로 인해 'FC OSAN U-15 경계령'은 상대 팀들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에도 춘-추계연맹전에서는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권역 리그를 통해 제대로 분풀이했다. 경기 RESPECT 24권역에서 전통의 강호 과천문원중과 안산부곡중, 춘계연맹전 우승팀 율전중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제치고 창단 첫 권역 리그 2연패까지 일궈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깜짝 돌풍'이 한 순간에 소모품처럼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도 그대로 증명했다. 특히 올 시즌 권역 리그 우승은 어느 때보다 값졌다. 어느 하나 쉬어갈 틈이 없는 상황에서 치밀한 전략과 효과적인 승점 관리 등으로 '타이틀 방어'를 일궈내며 양과 질 모두 두둑하게 챙기는 결실을 이뤘다. 이는 FC OSAN U-15'햇병아리' 클럽에서 당당하게 '1' 클럽으로 자리매김하는 소중한 지표가 됐다.

"대한민국은 학원축구와 클럽축구에 좋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많다. 클럽팀을 운영한다고 해서 학원팀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유소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운 좋게 그 시기가 나에게 주어진 것일 뿐이다. 우리가 권역 리그 2연패에 지난 시즌 추계연맹전 우승 등 좋은 성과를 이뤘지만, 우승을 위해서 대회를 준비하지는 않는다. 선수들의 테크닉과 스킬 등의 완성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클럽팀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팀 역시도 그 부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나둘씩 발로 뛰면서 결과를 얻으니까 결실이 온 것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 학부모님, 선수들이 '삼위일체'가 됐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다. 선수들이 아픔을 딛고 정상까지 올라간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있다."

성적과 함께 선수들의 진학은 저절로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 선수 개개인의 탄탄한 기본기와 뛰어난 테크닉 등은 많은 명문 고교팀들의 군침을 절로 사기에 충분했고,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도 뒷받침되며 높은 시장 가치를 누렸다. 이로 인해 진학 과정에서 '행복한 고민'을 떠안을 정도다. 선수들의 진학 고교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프로 산하 유스팀인 오산고(FC서울 U-18)와 현대고(울산 U-18), 풍생고(성남FC U-18), 보인고, 영등포공고, 경희고, 대신고(이상 서울), 용호고(경기), 인천남고 등 많은 강팀들로 진학을 이뤄내면서 기존 클럽팀들에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모두 철저한 노력과 준비 과정 등의 산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요즘은 부모님들과 선수들 모두 진학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신다. 이 나이대 선수들은 축구라는 목표만을 보고 꿈을 키워가는 선수들이다. 부모님들의 요즘 트렌드가 수도권 쪽을 많이 원하시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선수들에게 당장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봤다. 그 결과가 바로 좋은 진학이었다. 선수들을 좋은 고교로 진학시키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과정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너무 대견스럽고, 나 역시도 선수들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기량과 인성 모두 발전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제 3학년 선수들은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큰 꿈을 가지고 꾸준하게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당장 큰 욕심보다 '미완의 대기' 육성을 택한 현실주의 - "어린 선수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길러내는 것이 최종 목표"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유소년축구 지도자로 나선 박성배 감독, 현재까지의 점수는 100점이다. 박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높은 카레텔에서 지도력을 발휘해 보고 싶다고 했다. ⓒ K스포츠티비 

1975
년생 '토끼띠'인 박 감독에게 현역시절 동고동락을 했던 최진철(U-17 대표팀 감독. 박 감독의 숭실대 4년 선배 및 전북 시절 한솥밥), 이경수(숭실대 감독. 박 감독의 숭실대 2년 선배 및 전북 시절 한솥밥), 이운재(U-23 대표팀 GK 코치. 청주대성고 2년 선배), 이장관(용인대 감독. 청주대성고 1년 선배) 등 동료 선-후배들의 왕성한 활약상은 신선한 자극제다. 같이 동고동락을 했던 인물들이 지도자로 변신해 각 카테고리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후진 양성에 대한 의욕은 더욱 솟구친다. 중학교 클럽팀이 아닌 더 높은 위치를 지향할 법도 하지만, 박 감독이 택한 방법은 '현실주의'였다. 어린 선수들의 놀라운 발전 속도는 고독한 지도자 생활에도 큰 활력을 주는 원동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선수와 지도자의 무게감은 확실히 다르다. 선수 때는 그저 주어진 훈련과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됐지만, 지도자는 내가 모든 책임을 통감해야 되기에 부담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지도자로서도 나름 많은 매력을 느낀다.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은 현역 시절보다 더 큰 희열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부분이 지도자로서의 삶에 큰 활력소나 다름없다. 이제 3년차가 되다보니 선수들이 감독인 나의 마음을 읽어줄 때도 보람을 느낀다. 하고자하는 의욕과 열정, 배우려는 자세가 많기에 초창기 때보다 편하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잘 배우는 것도 향후 성장에 큰 플러스 요인이다. 좋은 경험을 최대한 제자들에게 많이 전수하고 싶다."

"현역시절 같이 동고동락을 했던 김도훈 형님 뿐만 아니라 최진철 형님(U-17 대표팀 감독), 이경수 형님(숭실대 감독) 등 동료 선-후배들이 각 카테고리 별로 왕성한 활약을 보여주시는 것에 대해 자극을 많이 받는다. 나 역시도 앞으로 많은 공부를 해서 지도자로서 한단계 도약하고 싶다. 솔직히 동료 선-후배들을 보면서 부러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부러움을 좋은 쪽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높은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아직은 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될 것이다."

FC OSAN U-15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이룬 박 감독이지만, 장기적인 포부는 의외로 소박하다. 박 감독은 이를 토끼와 거북이로 빗댔다. 초반에는 토끼의 폭풍 질주에 한참 처치다가 막판 매서운 스퍼트로 토끼를 추월하는 거북이처럼 당장 반짝반짝 빛나는 선수보다 천천히 꽃을 피우는 '대기만성'형의 선수들을 많이 육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실제로 한 번 반짝하는 것보다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들이 롱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데다 팀과의 융화, 성품 등 모든 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기에 더욱 그렇다. 이와 함께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FC OSAN U-15만의 색깔을 더욱 극대화하려는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박 감독은 여전히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리가(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해외축구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 축구팬들에 애정어린 성원을 빼놓지 않았다. 최근 대학 U리그의 경우 학교 자체 지속적인 홍보와 재학생들의 열정 등이 더해지며 관심이 하나둘씩 증가하고 있지만, --고의 경우 성인 리그에 비해 관심도가 덜한 것이 사실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라는 것처럼 어린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건전한 축구 문화 조성에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소신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선수들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 등은 필수 아닌 필수나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자만이다. 어린 시절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춰도 꾸준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없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피라미드 구조이기에 강한 정신력과 성실함 등이 뒷받침되는 선수들이 앞으로 롱런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내가 프로 무대에서 10년 가까이 생활해봐도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낀다. 나 역시도 그런 측면에서 음지에 있던 선수들을 양지로 많이 길러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당장은 부족해도 꾸준하게 노력하는 선수들을 키워서 한국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이를 통해 FC OSAN U-15가 앞으로 기량과 인성, 실력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유소년 선수들의 꿈은 딱 한 가지다. 바로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다. 꿈을 위해 열매를 맺으려는 의지와 열망이 남다른 연령대다. 아무래도 축구팬 분들의 시선이 K리그와 A대표팀, 해외 빅리그 등에 쏠려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지금은 추세가 많이 바뀌었다. 매주 주말에만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학부모님들 뿐만 아니라 팬 분들께서 운동장을 찾아주셔서 선수들을 격려해주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더 좋은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U-17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축구 단체에서 유소년 육성에 투자를 거듭했기에 가능했다. 이 부분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한 지원으로 선수들이 걱정없이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생각도 해본다." -이상 FC OSAN U-15 박성배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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